8월19일자 조선일보에 저희 구가도시건축이 설계와 시공을 한 가회동 취운정이 소개되었습니다.

 

대통령의 집, 전통 종합선물세트 되다… 翠雲亭

 

이대통령 전세살던 가회동 한옥게스트하우스 '취운정' 첫 공개
한옥전문 건축가 조정구 설계, 도예가 김대훈이 분청으로 화장실 벽 만들고
동양화가 박효심이 벽장문에 그림 그리고… 窓 활용해 개방감도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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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주항 전 국회의원이 쓴 현판을 내건 취운정.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비둘기색 기와를 촘촘히 얹은 한옥들이 가지런히 살을 맞대고 있는 서울 북촌(北村) 한옥 마을. 전통의 향취에 젖어 이곳을 찾는 행인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는 집이 있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 31-53번지 '취운정(翠雲亭)'이다. 이곳이 유명해진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자 시절 머물던 집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당선돼 청와대로 떠난 뒤 줄곧 비워져 있었던 이 집 대문에 최근 '취운정'이라 적힌 파란색 현판이 걸렸다. 기존 집의 뼈대만 남겨두고 내부를 개조해 고급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했다. 현재는 가오픈 상태로 9월 정식으로 문을 연다.

"가회동에 한옥은 많은데 정작 제대로 전통 한옥과 문화를 체험해볼 곳은 부족하니 역설적이지요." 16일 만난 취운정 주인 이숙희(51)씨는 "격조 있는 우리 문화를 알리는 공간으로 삼으려고 게스트하우스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씨는 서울 인사동에서 23년째 한정식집 '두레'를 운영하고 있다. 인사동이 무분별하게 개발되는 걸 보고 10여년 전 상대적으로 옛것이 잘 보존된 가회동의 한옥을 구입했다. 이후 이 집을 임대했는데 대선 기간 가회동에서 살 집을 구하던 이 대통령이 세입자 중 하나였다. 이 대통령은 두레의 단골손님이었다. 대통령이 떠나고 집을 내놔봤지만 새로운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고심 끝에 오랫동안 품어온 꿈에 도전하기로 한다.

"인사동에서 한옥 5채를 이어 만들어 식당을 하면서 자연스레 우리 문화에 탐닉했어요. 한정식집이라 외국 손님이 많았는데 그들이 그저 겉만 훑어보고 가는 게 아쉽더군요. 우리 문화를 속속들이 경험할 수 있는 숙소를 운영하고 싶단 생각을 그때 했지요." 지난해 5월 드디어 그 계획을 감행했다. "오감(五感)으로 느끼는 한옥"이 지향점이었다. 이씨는 "빗소리, 바람 소리, 처마와 하늘이 빚는 선의 조화, 전통 차의 싸한 맛까지 한국의 모든 걸 담고 싶었다"고 했다. '전통종합선물세트'인 셈이었다. 예술가들이 공간 안에 전통을 잣는 씨실과 날실 역할을 했다. 도예가 김대훈씨가 분청으로 화장실 벽을 만들었고 동양화가 박효심씨는 벽장문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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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쪽 문을 최대한 개방해 뒤뜰에서 앞뜰이 내다보이도록 만든 취운정 안채. 한옥의 제한된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기 위해 시선의 축이 앞뒤로 길게 연장되도록 내부를 설계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가옥으로 쓰였던 곳을 게스트하우스로 바꾸기 위한 핵심은 공간 구조의 변화였다. 한옥 리모델링은 건축가 조정구(45·구가건축 대표)씨가 맡았다. 북촌 한옥마을 재개발에 참여했고, 경주 한옥호텔 '라궁(羅宮)' 설계로 2007년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대상을 받은 건축가다.

조씨는 "대통령이 나온 집, 규모가 크지 않은 도시 한옥, 4개의 객실로 구성된 숙박 시설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담기 위해 통합과 배분의 미학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건축주와 건축가의 의견이 맞닿은 지점은 '개방성'이었다. 작은 공간이지만 창과 문으로 개방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공간이 최대한 넓어 보이게 하면서도 필요할 경우 시선을 차단해 각각의 객실이 사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디자인이다.

이 대통령이 살았던 안채와 수행원이 머물던 별당채, 사랑채가 따로 노는 느낌을 없애고 하나로 통합하는 것도 과제였다. 건축가가 찾은 해법은 시선의 축이 안채와 뒤채로 연결될 수 있게 최대한 길게 만드는 것이었다. 별당채, 사랑채와 마주하는 안채의 뒷공간에 라운지 식의 작은 마루를 만들어 뒤에서 봤을 때 안채의 내부가 들여다보이게 했다. 안채의 방문은 들쇠를 이용해 완전히 천장에 매달 수 있게 만들었다. 이 덕에 뒤뜰에서 앞뜰이 훤히 내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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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기거했던 안채 안방도 객실이 됐다. 아래는 사랑채 안쪽 객실. 누워서 마당을 볼 수 있도록 작은 창을 냈다. 창으로 보이는 사람이 주인 이숙희씨.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다양한 창(窓)의 변주(變奏)로 숙박객의 시선을 고루 머물게 했다. 사랑채에 딸린 높은 누마루에선 창을 열어 정원을 내려다볼 수 있게 했고, 방바닥에 바짝 붙여 가로세로 1m 정도의 정사각형 창을 내 바깥 경치를 누워서 내다볼 수 있게 했다.

당초 취운정은 외국인 손님만 받을 예정이었지만 내국인에게도 개방하기로 했다. "한옥 문화의 진수를 우리부터 느껴야 한다"는 주인의 생각에서였다. 한식 요리 강좌, 다도, 판소리 공연 등 한옥을 만나야 제맛을 느낄 수 있는 문화 행사도 열 계획이다. 이씨는 "취운정은 옛날 가회동에 있던 명원(名園)의 이름을 딴 것"이라며 "과거 취운정이 주민들이 자연을 즐기던 공원이었듯 이 집이 가회동을 느낄 수 있는 하나의 문화 거점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김미리 기자 miri@chosun.com

 

 

지면에는 실리지 않았지만 조선일보 사이트에 게재된 이태경 기자님의 사진과 글을 보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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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기거했던 안채 안방도 객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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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취운정은 외국인 손님만 받을 예정이었지만 내국인에게도 개방하기로 했다. "한옥 문화의 진수를 우리부터 느껴야 한다"는 주인의 생각에서였다. 한식 요리 강좌, 다도, 판소리 공연 등 한옥을 만나야 제맛을 느낄 수 있는 문화 행사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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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옥으로 쓰였던 곳을 게스트하우스로 바꾸기 위한 핵심은 공간 구조의 변화였다. 한옥 리모델링은 건축가 조정구(45·구가건축 대표)씨가 맡았다. 북촌 한옥마을 재개발에 참여했고, 경주 한옥호텔 '라궁(羅宮)' 설계로 2007년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대상을 받은 건축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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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집의 뼈대만 남겨두고 내부를 개조해 고급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했다. 현재는 가오픈 상태로 9월 정식으로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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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둘기색 기와를 촘촘히 얹은 한옥들이 가지런히 살을 맞대고 있는 서울 북촌(北村) 한옥 마을. 전통의 향취에 젖어 이곳을 찾는 행인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는 집이 있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 31-53번지 '취운정(翠雲亭)'이다. 이곳이 유명해진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자 시절 머물던 집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당선돼 청와대로 떠난 뒤 줄곧 비워져 있었던 이 집 대문에 최근 '취운정'이라 적힌 파란색 현판이 걸렸다. 기존 집의 뼈대만 남겨두고 내부를 개조해 고급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했다. 현재는 가오픈 상태로 9월 정식으로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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